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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여행맛집

강진 조은식당&소주방에서의 작은 해프닝

by 강진호프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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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었나요. 살짝 늦은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강진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조은식당&소주방으로 갔습니다. 달랑 4인용 테이블 3개가 다인 식당이라 상황을 먼저 살폈습니다. 가운데 테이블에 노부부 한 쌍이 앉아 계셨고, 나머지 두 테이블은 비어있네요. 아싸, 하며 입장합니다. 먼저 막걸리 주세요,를 외치고 늘 먹던 백반 말고 뭐 다른 거 없을까 메뉴판으로 시선을 두고 있는데, 뿌연 담배연기를 날리며 아재 한분이 들어와 외칩니다. 버스 시간이 촉박해서 그러는데, 빨리 낙지 한 마리 탕탕이로 되겠냐고. 사장님은 나도 바쁘요. 하면서도 안면이 있는 분들인지 시원하게 ok하십니다. 

 

 

 

 

그렇게 세 개의 테이블은 순식간에 다 차게 되었고. 사장님은 막걸리 하고 먼저 먹고 있으라며 바지락이 든 무나물 접시를 살포시 내려놓으셨고, 낙지 한 마리를 잡아와 주방에서 탕탕탕 내려치기 시작하는데 또 한 아재가 들어와 자리있소,를 묻고는 여섯인디. 허걱, 아마도 세 개의 테이블에 나눠 앉았던 다섯 명은 물론 사장님도 이게 뭔일이다냐, 했을 터.

 

 

 

 

혼자 4인용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미안해 슬쩍 엉덩이를 떼고 예전에 손님 중 한 분이 그러던 것을 본 터라, 주방과 연결된 조리대로 피신? 연이어 탕탕이를 기다리던 아재 둘도 조리대로 피신? 엉겹결에 좁은 조리대에 셋이 머리를 맞대는 결과가 초래되었네. 

 

 

 

 

그 사이 점잖게 계시던 노부부는 너무 오래 걸리겠다 싶었는지, 슬쩍 일어나 식당을 나가시고 그 자리에 우리 셋이 자리를 잡고 앉았네. 연신 시계를 확인해가며 탕탕이를 질겅질겅 씹어대는 아재들. 둘이 다 못 먹는다고 자꾸 탕탕이 접시를 내쪽으로 미시네. 마지못해 한 점, 또 한 점. 

 

 

 

 

소주 한 병 열어서 맥줏잔에 반씩 따라마시고 만난 시간 치고는 꽤 진한 인사를 하고 버스 타러 후다닥. 6명의 백반 손님들도 빠른 속도로 식사를 마치고 퇴장. 남은 사장님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백반 하나 부탁드려서 결국 이렇게 한 상이 마련되었네. 흔하지 않지만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 

 

 

 

 

조용히 막걸리 한 병 더 비우고 강진읍 골목길을 걸었네. 

'백 마디의 말이 믿음직해도 한 마디의 거짓말을 조심하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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