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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흐린 날씨.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오류동으로 향했습니다. 차가운 평양냉면 육수를 벌컥벌컥 들이키면 속이 좀 시원해질까. 생각한 대로 잘 해결할 수 있을까. 내 생각이 옳은 걸까. 얽힌 면타래처럼 복잡한 머리를 처박고 살짝 짭쪼롬한 평양냉면 한사발을 깨끗하게 비우고 왔습니다.
약 20년 전 살던 집 앞입니다. 어느 무더웠던 여름 어머니가 쟁반에 받쳐와 처음으로 맛을 보았지요. 평양냉면인지도 모르고 평양냉면을 맛이 왜이래, 하며 먹었던 어렴풋한 기억이 있습니다.
따뜻한 육수를 주십니다. 마음도 빨리 따뜻해졌으면 좋겠습니다.
화장기 없는 깨끗한 첫사랑의 얼굴입니다.
맑은 육수를 첫 모금 입에 머금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오늘따라 잘 삶아 찬물에 잘 헹궈진 면도 무척이나 마음에 듭니다.
면과 육수의 맛을 충분히 즐긴 후에 삶은 달걀은 먹습니다.
하, 하고 내뱉는 마지막 숨이 벅찹니다.
아직 오류동은 8천원입니다.
오류동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평양냉면만 한그릇 먹고 왔습니다. 일은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습니다. 다시 날을 잡아 평양냉면을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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