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일 토요일, 전라남도 강진의 고성사에서는 스무번째 산사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우연히 그 소식을 듣고 가을, 산사에서의 음악회라, 궁금하기도 하고 꽤 멋진 밤이 될 것 같기도 한 기대감에 참석을 해보았습니다. 어스름 해가 지는 저녁에 종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리플릿이 운치가 있습니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면서 음악회가 시작될 오후 5시를 기다려봅니다.
조금씩 가을의 색채로 물들어가는 강진 고성사입니다.
오후 다섯 시가 되자 고성사의 범종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멀리 강진만이 어렴풋이 석양에 물들기 시작하는 때 고성사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그야말로 '고암모종(高庵暮鐘)'이 재현되는 순간입니다.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백련사와 무위사를 비롯해 인근 많은 사찰의 주지 스님들도 참석을 했네요.
물론 많은 강진군민들도 산사에서 열리는 가을음악회를 즐기기 위해 왕림해 있습니다.
주무대는 대웅전 맞은편 운상루가 됩니다. 강진읍과 강진만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지요. 풍물패들의 한바탕 사물놀이가 이어집니다.
서서히 분위기가 오르고 있는 산사음악회.
강진마야합창단의 합창이 산사에 울려퍼집니다. 보은산 가득 고운 단풍이 내려앉고 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남하린 사회자님의 내빈 소개에 이어 고성사 주지 스님과 지방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집니다.
팝페라 그룹 Mutop Voice는 익숙한 노래들과 재치로 관중들의 흥을 끌어올립니다. 성악을 전공한 이들이라 성량이 대단해 살짝 전율도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마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을 산사에서의 음악회를 담아갑니다.
개인적으로 참 좋았던 법고 시연. 백련사 부주지 종성 스님과 향림사 주지 상범 스님의 특별 공연입니다. 큰북을 두드리는 두 스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동안 가슴 속에는 커다란 울림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 순간 이곳에 있기를 잘 했구나, 마음 벅차왔습니다.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잊지 못할.
마지막 순서로 초대 가수 최진희 님의 무대가 준비됩니다.
신곡을 포함해서 총 네 곡을 부르고도 아쉬워하는 관중들과 최진희 님의 환한 웃음을 뒤로 제20회 고성사 산사음악회 - 고암모종의 울림은 막을 내립니다. 큰 여운을 안고 사하촌으로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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