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창으로 번지는 따뜻한 햇살이 좋습니다. 지하철 1호선 한쪽의 종착지인 인천역에서 두 줄 철로는 끝이나고 뚜벅뚜벅 역사를 걸어나가 인천을 걸어봅니다. 이렇게 종종 인천을 걸은 지 30년이 훌쩍 넘었네요. 언제 걸어도 늘 나이 많은 착한 누이 같은 길입니다.
인천역과 마주하고 있는 차이나타운(중국인거리)를 두고 인천항 방면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왠지 기분이 그렇게 흐르네요.
아까부터 얕은 허기가 고개를 들고 있었는데
길을 걷다 퍼뜩, 북성포구로 꺽어드는 모퉁이에 있던 기사식당 하나가 생각납니다.
바로 달려들어 봅니다.
기사식당이면서 한식뷔페로 운영이 되고 있군요.
밥값 8천원에 막걸리값으로 3천원 주고 본격적으로 걷기 전 기운을 얻습니다.
늦은 오후로 가면서 하늘은 석양으로 물들어 가고 거리는 불빛들로 화려해집니다.
청일조계지 계단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또 이렇게 아름답지요.
날 좋은 날이면 한참을 앉아 있기도 하는 청일조계지 계단입니다.
자유공원에 올라 바라보는 인천항과 서해.
마음이 편안해지고 다행이다, 뜻모를 말을 주절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은 치유의 힘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늘 지나면서 바라보는 창가가 예쁜 카페.
이곳은 혼자 말고 꼭 예쁜 사람과 함께 들어가 볼 겁니다.
홍예문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이런 풍경들이 나를 계속 인천으로 부르고 있나 봅니다.
무심코 바라본 골목 끝에도 석양이 뒷모습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신포시장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없었던 조형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김구 선생과 그 어머니 곽낙원 여사의 모습인 듯 합니다.
인천은 청년 김구와 인연을 맺으면서 그를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지도자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었답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한껏 화려해진 동인천 신포동 일원.
여기저기 추억이 묻은 술집, 식당, 엘피바 등을 둘러봅니다.
자연스럽게 그 시절을 함께한 얼굴들도 떠오릅니다.
신포국제시장을 가로질러 나와 답동성당 한번 올려다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방향을 잡습니다.
동인천역 플래폼에 올라서자마자 달려오는 열차를 타고 다시 덜컹덜컹 집으로 돌아갑니다.
언제든 또 불쑥 나설 수 있는 길입니다.
눈 감고도 헤아릴 수 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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