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버스터미널에서 율포 행 군내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보성역에서 세 사람이 더 탑승을 하고 오래된 듯한 버스는 덜컹이며 달려 광활한 녹차밭을 지나 율포에 도착을 합니다. 처음 발걸음을 놓는 곳입니다. 미세먼지가 살짝 끼어있지만 날은 따뜻하고 온화합니다.
왼편으로 율포해수욕장을 두고 곧장 율포항으로 걸어갑니다.
길게 뻗은 방파제길을 걸어 율포 전체를 조망해보는 시간도 좋았습니다.
휴일이라 나란히 걷는 부부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뜨입니다.
수십년을 저렇게 나란히 걸어왔겠구나, 하는 생각에 느닷없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율포항에는 수산물위판장이 있어 신선한 횟감과 해산물들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2층에는 초장집들이 있어 바로 식사를 할 수도 있네요.
혼자 돌아다니다보니 한 상 거하게 차려먹기가 어렵습니다.
대부분 이렇게 백반이나 제육볶음으로 식사를 해결하지요.
현지인들이 끼니를 해결하는 동네 백반집에 끼어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러고는 율포해변으로 넘어와 오랜만에 겨울바다를 바라보며 걸었지요.
따뜻한 겨울 바다, 라고 읊조린 듯합니다.
볕 잘 드는 솔밭에 앉아 차분하게 흐르는 바닷가의 오후를 보냈습니다.
여유로운 일상들이 여기저기 오후를 즐기고 있습니다.
보성읍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녹차호떡을 하나 사 먹어봅니다.
쌉싸름한 차맛이 느껴지는 듯도 합니다.
곧 설탕의 단맛에 휘감겨 버리기는 하지만.
보성읍내로 돌아와 보성역부터 해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녀 봅니다.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들 몇 보이질 않습니다.
상가들도 문을 닫았고 열었던 곳들도 일찌감치 정리들을 합니다.
고위관직을 지낸 보성 선 씨 다섯 분을 모신 오충사도 문을 굳건히 닫고 있습니다.
다음에 둘러볼 기회가 있겠지요.
기차가 지나갈까.
귀를 기울이며 기찻길을 건넙니다.
오일장에 맞춰 방문을 하면 조금 더 활기찬 보성의 모습을 만날 수 있겠습니다.
보성읍 오일장은 순천과 같이 2, 7일 이네요.
강진으로 돌아가는 직행버스를 기다리며 버스터미널 앞 편의점에서 캔맥주 하나를 구입해
칼칼한 목을 씻어줍니다.
해가 지고 노을에 물들어 가는 보성버스터미널.
느즈막히 나가본 보성 율포에서 일요일 오후를 차분하게 잘 보내고 왔습니다.
하나하나 발길 닿는 곳이 늘어나고 있네요.
낯선 곳을 여행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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