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부두엘 달려가서
가을 단풍 물들듯 번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소주 한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즈음
한 지인에게서 어떻게 지내냐는 안부 톡이 날아옵니다.
여름에 보고 말았으니 꽤 오랜 시간이 흘렀네요.
지인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 지하철 7호선과 인천 1호선을 이용해
연안부두대신 인천 계양구 작전동으로 간만에 놀러 갑니다.
아구찜 먹나?
지인의 물음에 답을 하기 전
내가 먹지 않는,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 뭐 있을까
빠르게 생각해보니
퍼뜩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구찜은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되는 식당이 있다고 해 함께 입장을 해봅니다.
아담한 실내는 히터를 켜 놓아 따뜻합니다.
아구찜의 가격대가 낮아 양이 적을까 싶어
대 사이즈(29,900원)로 주문을 하니 사장님께서
우리집은 양이 많아 둘이면 중 사이즈(19,900원)로도 충분하다 하십니다.
동치미를 비롯한 몇 가지 곁들일 찬들이 놓여지고
이어 등장한 아구찜은 말대로 양이 꽤 많아 보입니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일단 갈증을 달래놓고
맛있게 아구찜을 탐닉하기 시작합니다.
간이 세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감칠맛 좋게 다가오는 아구찜입니다.
별 기대 없이 들어와
만족하며 먹고 마시는 중입니다.
폭신하고 졸깃하고 부드러운 아구를 다 골라먹고
드디어 볶음밥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볶음밥 2인분을 주문하는 지인의 목소리 톤은 높아 있습니다.
사장님은 잘먹는 중년남들이 보기 좋으셨는지
나온 볶음밥은 한눈에 보아도 2인분이 넘어 있습니다.
남으면 싸가라는 말씀에 지인은 그럴 일 없을 거라 잘라 말합니다.
건성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남은 술은 볶음밥을 안주 삼아 비워갑니다.
한동안 참 맛없게 술을 마시던 지인이었는데
오늘 지인은 말그대로 술술 술을 넘기고 있습니다.
딸이 오는 날이라 해놓았다며 내주신
갈비와 무 각각 두 조각에도 주인장의 손맛이 그대로 스며있습니다.
체인점인 듯한데 주인장의 푸근한 마음과 손맛이 곁들여져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참 고마운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넉넉히 내어주는 식당입니다.
어디 을지OB베어같은 호프집 없나, 중얼거리며 2차 자리를 찾아 나섭니다.
이 와중에 지인은 튀김에 맥주가 당긴답니다.
노가리를 먹게 될지 튀김을 먹게 될지
토요일 저녁 여덟 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일단 이른 초겨울 추위를 뚫고 거리로 나서봅니다.
술꾼들에게는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거리는 벌써 썰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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