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Leicax212 photo_log. 봄이 오면 통통 튀어오르는 꽃 향기 맡으며 너와 함께 카페에 가겠어 창 너른 자리에 앉아 느리게 흐르는 재즈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겠어 살짝 피어오르는 너의 미소를 놓치지 않고 내 두 눈에 담아놓겠어 한참을 너는 한가로운 오후가 되고 나는 갓 마른 햇살이 되어 해질 때까지 너와 함께 봄날이 되겠어 봄이 오면 곧 2022. 1. 19. photo_log. 풍경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일찌감치 너와 결별을 선언하고 뚜벅뚜벅 걸어나가야 했다 뻔뻔스런 뒤통수 휘날리며 햇살 속으로 알몸처럼 환하게 나아가야 했다 보드라운 살의 그대 탁류처럼 휘몰아쳐 어느 비릿한 포구에나 엎어져야 했다 그렇게 잔잔해져 맑게 떠올라야 했다 너무 오래 만났다, 그대 2021. 12. 26. photo_log. 춘의 春衣 몇 번의 봄이 남았을까 뚜벅뚜벅 부드러운 땅 속으로 내려가 시린 나를 심자 봄이 되자 (2021. 12. 17 춘의역. Leica X2) 2021. 12. 19. photo_log . 가엾은 내 사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 빈 집 (「입 속의 검은 입」 문학과지성사, 1989) .. 왜 이 시가 떠올랐을까나 2021. 12. 12. photo_log. 찬란하게 빛나는 오후 1시 45분 바닷속으로 들어간 그녀들은 반짝반짝 빛났다 밖으로 걸어나왔을 때 그녀들이 낙담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녀들로 인해 바다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2021. 12. 11. 세운상가와 그 일원 오랫만에 서울을 걸어봅니다 인사동 살짝 거쳐 탑골공원 뒷편을 돌아 값싸고 맛있는 통닭에 목 먼저 축여놓았습니다 종로3가 방면으로 걸었습니다 세운상가에 들러보았습니다 2층 마루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전망이 시원했습니다 옥상에서 바라보는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지만 코로나19 관계로 폐쇄 중이었습니다 해질무렵, 아침부터 부지런을 떤 상점들은 문을 닫고 노란 불빛의 카페와 예쁜 식당들이 불을 켭니다 세운상가 옆으로는 재개발이 예정되어진 오래된 골목들이 즐비합니다 골목을 밝히던 불빛도 이제 흐려 갑니다 열심히 하루를 마감해가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 몸을 실은 덜컹이는 버스는 한참을 달려 서울을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모든 사진은 Leica X2로 담았습니다 2021. 12. 10. photo_log. 안개 아침이 오고 어둠은 물러가도 안개 그리고 미세먼지는 굳건하다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이 읍에 처음 와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 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 기형도, '안개' 중 일부 (「입 속의 검은 잎」, 문학과지성사, 1989) 하루종일 안개에 지다 2021. 11. 21. photo_ log. 만추 晩秋 그저 가을이고 싶다, 고 중얼거려본다 어디에 눈을 두어도 가을로부터 도망, 할 수 없다 나뒹구는 가을의 뒷모습은 비장하다 봄과 여름의 기억들이 바싹 말라있다 잘 가라, 잘게 부서져 아무것도 남지 않을 시간들아 2021. 11. 19. (인천)가을 인천대공원 스케치 (21.11.03) ※모든 사진은 Leica X2 로 담았습니다 다양한 색채의 향연입니다 11월 3일, 인천대공원은 만추를 향해 갑니다 잘 마른 가랑잎들이 바람따라 이리저리 구릅니다 산책하기 좋은 날 코스모스도 반갑습니다 부지런히 가을을 즐겨야겠습니다 눈돌이킬 새 없이 가을은 가버릴 테니까요 가을의 인천대공원, 우리의 어느 멋진 날 2021. 11. 4. photo_log. 전어구이와 인생, 참 가을입니다 나무들이 움켜쥐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놓아버립니다 도시는 하늘도 흘러가는 구름도 가두려 합니다 맛있는 전어구이, 인생은 어떤 맛일까요 깊은 골목에 오래된 세월이 앉아 있습니다 ps. 모든 사진은 Leica X2로 담았습니다 2021. 11. 3. photo_log ㅣ 가기싫은 가방 2021. 10. 26. 다시 사진 ..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래도 살아야겠다 .. - 남진우, 중에서 바람이 분다 다시 사진기를 들어야겠다 2021. 10.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