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어린 시절에 함께 들렀던 강진 다산초당입니다. 한가로운 주말 혼자 휙 다녀왔네요. 먼 길이지만 늘 가까이 두고 있는 곳입니다. 다산 정약용의 흔적이 가득한 전라남도 강진입니다.
만덕산 밑 귤동마을 다산초당 주차장에 차를 대면 다산초당까지 0.9km가 남습니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봅니다. 백련사까지 이어 가볼까 말까, 고민하면서.
주차장 오른편으로는 다산박물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느 집 돌담 너머로 수국인가 화사한 꽃들이 만발한 모습입니다.
다산초당에 다 와 갑니다. 백련사까지 가? 말아?
공사중이라 어수선한 진입로를 지나니 서암이 가장 먼저 반겨줍니다. 서암 옆으로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울창한 숲입니다.
이끼 낀 나무 옆으로 서암의 오른쪽 측면을 담아봅니다.
서암은 차와 벗하며 밤늦도록 학문을 탐구한다는 뜻으로 다성각이라고도 하며, 1808년에 지어져 잡초 속에 흔적만 남아 있던 것을 1975년에 다시 세웠답니다.
다산초당입니다. 본래는 해남 윤씨 소유의 초가로 지어놓은 정자였는데 복원하면서 기와를 얹었다는군요. 현판은 추사 김정희 선생의 글자를 집자해 모각했습니다. 다산초당에서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를 함께 만나네요.
이른 오전이라 초당은 한가롭습니다. 여름 여행은 이른 오전부터 움직이는 것이 좋더군요. 주말이라 곧 관광객이 몰릴테고 오후로 가면서 날은 더워질 겁니다.
다산이 머물면서 더 넓히고 쌓았다는 연지와 석가산입니다. 수면에 비친 초당의 모습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줍니다.
바람에 나뭇잎 스치는 소리와 갖가지 새소리로 가득 차는 다산초당입니다. 독서에 전념하고 깊고 얕은 이러저런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살면서 이런 공간 하나 가져보면 참 좋겠다 싶습니다.
서암을 지나 다산초당을 중심으로 오른편 연지와 석가산을 지나면 바로 동암입니다.
송풍루라고도 한다는군요. 다산의 대표서적 목민심서가 이곳에서 완성되었답니다.
다시 다산 선생의 필체와 추사 선생의 필체를 감상해봅니다. 기나긴 유배기간동안 한 사람은 500여 권의 저서를 펴냈고 한 사람은 굵직한 서체 하나를 완성해냅니다. 낯설고 척박한 땅으로의 쫓겨남의 시간 속에 가슴 속 울분을 다스리며 정진했을 두 사람의 삶을 잠시 되돌아봅니다.
천일각에 올라 잠시 강진만을 조망하고 백련사 방면으로 길을 잡습니다.
"나도 늙었구나. 봄이 되었다고 이렇게 적적하고 친구가 그립다니." 백련사에 있는 혜장을 찾아가는 다산의 모습을 떠올려보며 백련사로 향하는 오솔길을 오릅니다. 약 1킬로미터의 산길.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사색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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