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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빛나는 것들

영화. 홍성은 감독 <혼자 사는 사람들> : 저도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by 강진호프 2022.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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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 신입사원 수진이 우수사원 진아 옆에 앉아 교육을 받고 있다. 뚜-뚜- 들려오는 통화연결음)

 

수진 :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아이비카드 상담원 박수진입니다.

고객 : 아, 네, 안녕하세요. 박수진 상담원님. 그, 저, 궁금한 게 있어서요.

수진 : 아, 네, 말씀하세요.

고객 : 아, 이걸 제가 어떻게 설명해 드려야 될지 모르겠는데 .. 어 ..실은 제가 타임머신 하나를 만들었거든요.

수진 : 아 .. 네 ..

고객 : 어, 근데 제가 이걸 타고 2002년으로 가려고 하는데, 현금이 너무 무거우니까 카드를 들고 가면 좋잖아요.

수진 : 네, 그렇죠.

고객 : 어, 제가 이걸, 거기 가서 쓸 수 있을까요? 아, 저 진짜 이상한 사람 아니라요, 이거 저한테 너무 중요한 문제거든요. 아무도 안 믿어줘 가지고 제가 국가 지원도 못 받고 이거 제가 지금 혼자 해결한 건데 .. 겨우 카드 하나 때문에 막힐 수가 없는 거잖아요, 네? 그런 거잖아요.

 

(멍 해있는 수진을 옆에 있던 진아가 툭 친다)

 

수진 : (정신을 차리고) 아, 네. 죄송합니다. 고객님. 저희가 시간 여행을 하는 고객님들에 대한 상품이 아직 개발이 안 되서요.

고객 : 아, 그래요? 아 .. 너무 막막하네요, 하 ..

수진 : (진지한 표정) 근데 2002녀으로는 왜 가시려는 거에요?

고객 : 네? 아, 그거야 당연히 한일 월드컵 때문이죠. 

수진 : 아 .. 월드컵 .. 그게 그렇게 재밌었어요?

고객 : 아, 조금 어리시구나. 아 .. 진짜 그때 정말 어마무시했거든요. 아,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똑같이 빨간 옷 입고 노래 부르고, 골 들어가면 막 동시에 '와~!!!' 이러면서 '대~한민국, 꺄악~' 사람들끼리 어깨동무하고 얼싸안고 춤추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다시 한번 저 진짜 거기 가고 싶어요. 그 사람들 속 안에 들어가서 .. 그때가 진짜 좋았거든요. 뭐 .. 지금은 다들 바쁘고, 할 일도 많고 그렇잖아요.

수진 : .. 저도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진아 : (의아한 표정으로 수진을 바라본다)

고객 : 진짜요? 어, 예, 전 너무 좋죠. 저한테 이런 얘기 해주시는 분 처음이에요. 같이 가요, 같이 가요, 박수진 상담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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