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시작, 땅끝 해남.
죽장망혜로 나선 길, 실로 오랜만에 해낭 두륜산 대흥사에 간다.
해남버스터미널에서 군내버스를 타고 출발.
녹우당 등 고산 윤선도의 유적이 있는 연동마을을 지나
버스는 채 20분도 안 되어 두륜산국립공원(대흥사 입구)에 승객들을 부려놓는다.
오래간만이네. 입장료(4천원) 내고 들어가는 절집.
두륜산 정상 부분에 부처님 얼굴, 가슴, 발이란 설명이 달려 있다.
한 안내판에서는 '해탈문을 들어서면 탁 트인 넓은 공간이 나오고 ... 비로자나 부처님께서 누워 계신 두륜산 정상의 와불을 친견할 수 있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새로 지은 일주문인 듯.
'두륜산 대둔사'라 걸려 있다.
본래 이름을 되찾은 거라던데.
대흥사란 이름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오래 묵은 노목들이 실로 한참 만의 방문을 마중하고 있다. 숲이 깊다.
국토의 최남단에 우뚝 선 두륜산(해발 706m)의 여러 봉우리에서 흘러내린 골짜기들이 한 줄기로 어우러져 제법 큰 계곡을 이루어 ‘너부내’라는 이름을 얻은 펑퍼짐한 자리에 대흥사는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행정구역상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장춘동에 속하는데, ‘아홉 숲’에 ‘긴 봄’이라는 이름이 아무렇게나 붙여진 것은 아닐 것이다.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권1
자동차가 달리는 길을 두고 편백나무 군락지 속으로 길을 낸 산책로를 이용해도 좋다.
숙박시설인 유선관과 카페 유선.
다시 만나는 일주문에는 두륜산 대흥사.
얼핏 보이는 두륜산 정상의 모습이 신비롭다.
부도전을 지나 반야교를 넘으면 곧 경내로 들어서게 된다.
대둔사 경내를 지키고 선 해탈문.
해탈문을 통과해 경내에 들어서면 당우들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두륜산의 호방한 기운.
입장권의 설명대로 부처님의 머리, 가슴, 발이 보인다.
말그대로 와불이다.
억지스럽기는 하지만 불심 깊은 이들에게는 그렇게 비치기도 할 것이다.
길을 왼편으로 몰아 먼저 대웅보전이 있는 북원지역부터 답사.
대웅보전.
원교 이광사의 글씨.
대웅보전 왼편 백설당에 내걸린 현판. 무량수각.
추사 김정희의 글씨.
제주로 유배가기 이전의 글씨.
지금 대흥사 대웅보전에는 이리하여 다시 원교 이광사의 현판이 걸리게 되었고, 그 왼쪽에 있는 승방에는 추사가 귀양가며 썼다는 ‘무량수각’ 현판이 하나 걸려 있으니 나는 여기서 조선의 두 명필이 보여준 예술의 정수를 다시금 새겨보곤 한다. 원교의 글씨체는 획이 가늘고 빳빳하여 화강암의 골기를 느끼게 하는데, 추사의 글씨는 획이 살지고 윤기가 나는 상반된 마감을 보여준다. 쉽게 말해서 원교체는 손칼국수의 국숫발 같고, 추사체는 탕수육이나 란자완스를 연상케 하는 그런 맛과 멋이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귀양살이 이후의 글씨인 「명선」에 와서는 불필요한 기름기를 제거하고 자신의 기와 운을 세우게 되는 그런 경지란 원교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높은 차원이었던 것이다.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권1
고즈넉한 대웅보전 앞.
대웅보전으로 오르는 돌계단에 새겨진 석상.
금당천을 건너 남원지역으로 넘어와 천불전.
천불전 문살.
추사에게 차를 가르치고 깊은 인연을 이어간 초의선사와 표충사.
표충사 현판. 정조의 글씨로 알려져 있다.
적묵당과 두륜산.
좀 더 일찍 왔으면 일지암까지 올라보는 건데 아쉽네.
다음에 다시 올 이유가 생긴건가.
버스를 기다려 해남읍으로 올라간다.
두륜산의 여맥이 주체하지 못하여 날카로운 톱니처럼 산등성이를 그어가다가 문득 멈추어 선 곳이 ‘땅끝’이다. 땅끝으로 가는 들판을 가로지르다 보면 마치 공룡의 등뼈 같은 달마산 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 정상 가까이에는 고색창연한 미황사라는 아름다운 절이 있다. 만약 일정이 허락되어 여기에 잠시 머물며 미황사 대웅전 높은 축대 한쪽에 걸터앉아 멀리 어란포에서 불어오는 서풍을 마주하고 장엄한 낙조를 바라볼 수 있다면 여러분은 답사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권1
다음은 미황사인가 ..
잘 가라, 여전히 다사다난했던 2022 ..
▶버스로 강진에서 해남 대흥사까지 다녀온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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