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라남도64 어느 가을날의 목포행 홀로 긴 그림자를 늘어뜨리며 목포시내를 걸었습니다. 가을 햇살이 아직 따갑기는 했지만 고적한 목포의 길들을 걸으며 이런저런 사색에 잠겨 보았습니다. 그날의 시간들을 다시 한 번 짚으며 기억과 감상들을 떠올려 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목포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해 목포역까지 시내버스를 이용할 생각이었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택시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가끔 뉴스에도 올려지곤 하던데 빠른 시일 내에 문제들이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목포역 앞에서 택시를 내려 찾아간 중화루. 중깐이라는 이름의 메뉴가 유명한 중식당입니다. 갖은 재료들을 잘게 다져 사용한 유니짜장면과 많이 닮아 있지요. 양념과 잘 어울리도록 얇은 면을 사용하는 것도 특이합니다. 중깐 한 그릇 잘 먹고 언덕길을 오릅니다. 유달산과 노적봉으로 이어지는.. 2022. 11. 12. 순천 아랫장 수복국밥의 족발 순천 아랫장날은 2일과 7일. 잘 익은 단감과 대봉감이 발에 치이던 날이었네요. 순천 가면 수복국밥에 한 번씩 들러 국밥이나 족발에 한잔하고는 하지요. 점심 때가 임박해서 손님들이 밀려드는 상황입니다. 다소 불편한 구석 자리에 앉아 족발 소자를 부탁드립니다. 이곳도 가격인상의 압박을 이기지 못했네요. 삼삼오오 어울려 즐거운 식사나 음주로 여념이 없네요. 순천 지역 막걸리를 맛봅니다. 따뜻한 국물에는 내장과 고기가 섭섭지 않게 들었습니다. 순천 수복국밥의 족발 한 상 양념 잘 베어든 고기가 야들야들해 맛납니다. 포장 손님들도 많고요. 풍요로운 장날이었습니다. 2022. 11. 10. 강진오일장 채소동 좌판에서 튀김 4일과 9일마다 열리는 강진 오일장.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없는 거 빼고는 다 있습니다. 한 바퀴 둘러보고 시원한 맥주 생각에 빈 자리에 앉아봅니다. 안주는 간단하게 튀김. 2개에 1천원입니다. 주류와 간단한 먹거리들을 준비해놓고 계시네요. 상인분들이나 장터 들린 손님들이 주로 주전부리나 간단한 요기 삼아 앉았다들 가십니다. 부부께서 장날에만 운영을 하시는 듯합니다. 한 번 튀겨놓은 걸 그냥 접시에 치킨타올 한 장 뜯어 깔고 담아주십니다. 끓고 있는 기름에 살짝 데워주시면 좋으련만. 바삭함은 적고 따듯한 온도감도 없지만 맥주 한 병 비우는 데 뭐 거창할 필요없지 합니다. 한 어르신과 나란히 앉아 튀김에 맥주 한 병씩 따라마셨습니다. 부담없이 큰 기대없이 잠시 앉았다 가기 좋은 강진 오일장의 간판도 .. 2022. 11. 9. 장흥 정남진토요시장 주변 탐진강 산책 정남진장흥토요시장으로 건너가는 다리는 무지개색깔을 하고 있습니다. 그 밑으로는 강진만을 지나 바다로 흘러드는 탐진강이 흐르고 있지요. 장흥으로 나들이를 간 날 버스터미널 근방에서 맛나게 포항식 물회에 잎새주 한 병을 비우고 탐진강변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소고기, 키조개관자, 표고버섯을 조합해 먹는 삼합과 함께 물 축제로 유명한 전라남도 장흥. 언제 한번 물축제 참여했다가 삼합으로 배를 채워보고 싶네요. 아직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장흥식 삼합입니다. 걷기는 슬픔이나 불안 우울 등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평소 보폭보다 10cm 더 넓게 걸으면 운동 효과가 좋다네요. 어디서 주워 들은 건 많습니다. 수면이 잔잔한 편이라 반영이 좋습니다. 뒤에 보이는 산이 억불산인가요? 산과 강.. 2022. 11. 8. 강진 보은산 금곡사 3층석탑 전라남도 강진에는 걸출한 절집들이 많습니다. 유홍준의 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연꽃 문양 배례석이 뜻깊은 무위사를 비롯하여 다산과 혜장 스님의 만남이 빛나는 만덕산 백련사가 있지요. 월출산의 비호 아래 드넓은 터를 지키고 선 3층석탑이 아름다운 월남사지도 있습니다. 강진의 진산이라 일컬어지는 보은산은 강진읍을 감싸 안으며 그 중턱에 다산이 머물었던 보은산방의 고성사를 품고 있습니다. 그 보은산의 동쪽 끝자락에 오래된 3층석탑이 서 있는 절집이 하나 있다하여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다녀왔습니다. 벚꽃철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까치내재. 앙상한 벚나무들이 봄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까치내재에서 왼쪽으로 휘어들어 금곡사는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일주문 대신 기암괴석이 양편으로 서서 중생들을 맞이합니다. 그 기운이 범.. 2022. 11. 7. 목포 노적봉과 일제강점기 쇠말뚝 흔적 목포역 앞 중화루에서 중깐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언덕길을 올라 노적봉엘 들렀습니다. 유달산 노적봉(露積峰) 바위는 이순신 장군의 의인전술에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다. 노적봉은 해발 60미터의 바위 봉우리로 임진왜란 때 이순신이 이 봉우리에 이엉을 덮어 마치 조선군의 군량미를 쌓아 놓은 것처럼 꾸며 다수의 병사들이 있고 충분한 양곡이 있는 것처럼 보임으로써 일본군이 함부로 쳐들어오지 못하게 한 적이 있다. 이런 일이 있은 후부터 이 봉우리를 노적봉이라 부르게 되었다. 노적봉 상단의 바위는 사람의 얼굴 모습을 하고 있어 ‘큰 바위 얼굴’이라 불리기도 한다. - Daum 백과 날이 좋아 가시거리가 꽤나 멉니다. 식후 포만감을 안고 천천히 거닐어봅니다. 노적봉 뒤편으로 돌아들어가니 를 알리는 비석.. 2022. 11. 6. 강진 착한돼지식당의 황칠갈비탕 가볍게 나선 길이 두 시간 이상의 무거운 길이 되어 몹시 허기진 상태가 되었을 때 숙소로 돌아가는 길의 착한돼지식당은 보물 같습니다. 애호박찌개를 세 번인가 먹어보았으니 궁금했던 황칠갈비탕으로 부탁을 드려 맛나게 배를 채우고 간신히 살아서 돌아왔던 날의 기록입니다. 착한돼지식당은 강진읍 남쪽 강진만갈대밭에 붙어 있는 목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조용한 마을이지요. 저녁으로는 고기를 굽는 손님들도 꽤 많이 방문을 하는 식당입니다. 맛깔난 반찬들 커다란 뚝배기에 큼직한 갈빗대가 두 개 담겨 나오네요. 짭쪼름한 국물이 시원했습니다. 푹 고아 연해진 갈빗살을 발라 먹습니다. 허기로 요동치는 몸을 안정시키는데 한참이 걸리네요. 보너스 같은 당면도 먹고 얼추 고기를 골라먹은 후 밥을 말아 식사를 합니다. 탐진강변을 나.. 2022. 11. 3. 벌교 홍교와 중도방죽 10년 전인가 건너 보았던 벌교 홍교를 다시 눈에 담아봅니다. 100년 이상 된 것들은 그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공간이든 모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00년 이란 시간은 함부로 가늠이 돼지 않는 시간이니까요. 무수한 세월을 버텨온 기존의 것과 무너져버린 공간을 새로이 이어붙인 부분의 명확한 경계가 눈에 들어옵니다. 어쩌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세월과 남아 있는 것들의 생명을 놓지 않고 복원을 이어간 사려 깊음에 안타까움과 고마움의 감정이 교차됩니다. 홍교는 벌교포구를 가로지르는 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세 카느이 무지개형 돌다리다. 원래는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뗏목다리가 있었는데, 조선 영조 5년(서기 1729년)에 순천 선암사의 승려인 초안과 습성 두 선사가 지금의 홍교를 건립했다. .. 2022. 11. 2. 목포 연희네슈퍼와 시화골목 목포 해안로를 걸어 이른 저녁 식사를 한 후 장준환 감독의 영화 촬영지인 연희네슈퍼를 찾아갑니다. 느긋하게 걸을 수 있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영화 속 유해진 님과 김태리 님이 함께 살았던 연희네슈퍼. 오른쪽 장판으로 덮인 평상이 배우 강동원 님이 앉았던 자리라네요. 그 시절의 신문이 비닐에 포장되어 진열되어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텐데요. 연희네슈퍼를 지나면 길은 서산동 시화골목으로 이어집니다. 세 개의 골목이 있고, 잠시 고민하다 세번째 골목으로 발길을 들여봅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진도 조도가 고향인디 애기때 클때는 어쩌케 큰지도 모르고 데고 그케저케 컸어 결혼해서도 부자집으로 갔는께 평생 아순것 없이 살았다께 우리 어른 나한테 싫은 소리 안 하고 자식둘도 괴롭게 한 자식이 업제 시방.. 2022. 11. 1. 목포 선경준치횟집의 준치회무침 목포역 앞 중화루에서 중깐으로 점심 겸 가볍게 식사를 하고 노적봉 거처 해안로까지 산책을 했습니다. 목포근대역사관을 둘러보고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과 국제여객선터미널을 차례로 지나 수산물공판장까지 조용하게 흐르는 오후의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걸어 도착한 한 횟집에서 회무침과 생선구이로 이른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자연산 회.무침 전문점 썩어도 준치 ~. 맛집으로 널리 알려진 목포 선경준치회집. 회무침과 조기구이는 1인분 주문이 가능하고 나머지 메뉴들은 2인 이상 주문 가능하네요. 준치회무침과 조기구이를 각각 1인분 씩 부탁드립니다. 참기름을 두르고 참깨를 올린 이 그릇은 회무침에 밥을 비벼 먹을 용도이겠지요. 먼저 차려진 찬들을 보고 있자니, 뭔가가 생각납니다. 보해 잎새주를 불러다 앞에.. 2022. 10. 31. 강진 부엌여행의 돼조덮밥 늘 먹는 백반과 국밥이 물리던 어느 날, 색다른 식당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던 중 레이더에 걸려든 식당 하나. 자주 가는 강진군도서관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네요. 금방 찾아가 돼조(돼지고기조림)덮밥으로 조용히 식사를 하고 왔습니다. 다시 들러 다른 메뉴들도 맛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식당입니다. 정면 한켠에 돌출 간판 하나만 달랑 있어서 그동안 보지 못했나 봅니다. 조용히 빛나고 있는 식당의 모습. 예쁜 주전자에 차가 담겨 나옵니다. 웰컴티의 개념인 듯합니다. 시원한 녹차였던 것 같은데. 벌써 기분이 좋아지는 아저씨. 첫 방문이라 시그니처 메뉴를 골랐습니다. 카츠덮밥과 카레덮밥도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식당의 건축과 공간에 담긴 의미들을 잘 설명해 놓고 있습니다. 식사뿐만 아니라 눈여겨 볼만.. 2022. 10. 30. 장흥 포항물회의 특물회 강진에서 장흥까지는 버스로 약 20분, 빠르면 15분 안에도 도착을 합니다. 하루는 물회가 먹고싶어 장흥행 버스에 올랐어요. 유명한 장흥의 된장물회가 아닌 포항물회. 맛있는 물회에 잎새주 한 병을 오롯이 비우고 탐진강변을 산책하고 강진으로 돌아왔습니다. 장흥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포항물회. 메뉴판을 감상해봅니다. 해삼 금어기로 전복해삼물호와 해산물물회는 주문이 안 되고 생선초밥은 지워져 있네요. 고민을 하다 특물회 하나를 부탁드려봅니다. 잎새주를 장전하고 낮술로 달려봅니다. 특물회 한 상이 차려집니다. 회와 문어, 전복, 멍게로 구성된 특물회입니다. 소면 한 덩이와 흰밥이 함께 나오네요. 젓가락으로 육수살얼음이 녹을 때까지 잘 저어줍니다. 먹음직스럽게 준비가 되면 잎새주 한잔과 함께 식사 시작. 늦게 .. 2022. 10. 29.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