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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빛나는 것들

문학. 최영미 詩 <선운사에서> : 영영 한참이더군

by 강진호프 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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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최영미 '선운사에서' (「서른, 잔치는 끝났다」 창작과비평사.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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