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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여행100

강진 안개 가득한 휴일 아침 3월의 두 번째 일요일. 눈을 뜬 아침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습니다. 세상의 절반을 지워버리는 안개의 힘. 잠시 강진만생태공원에 나가 '안개의 군단'을 바라봅니다.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이 읍에 처음 와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 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 -기형도 시 뭔가 차분하게 가라앉는 도시의 분위기. 영랑생가 뒷편 세계모란공원에서 내려다본 강진읍. 매일 이렇게 안개가 끼면 꽤 답답하겠습니다. 짙은 안개 속에서도 매화는 향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코끝을 가까이 대고 깊은 숨을 들이쉽니다. 산수유도 피어 있군.. 2023. 3. 13.
고흥 과역기사님식당의 삼겹살백반 태어나 처음 전라남도 고흥 땅을 밟았습니다. 그 길 중간에 삼겹살백반거리가 있어 흥미로워 들러보았습니다. 예전부터 이 앞을 오가던 기사들에게 삼겹살을 중심으로 푸짐한 백반을 내었던 식당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습니다. 삼겹살백반을 내걸고 여러 곳이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일단 눈에 띄는 과역기사님식당으로 선택. 백종원의 3대 천왕 등 화려한 방송 경력을 가지고 있는 식당입니다. 이러면 궁금증이 더 커지는 건 당연한가요? 메뉴는 오로지 삼겹살백반 하나입니다. 가격은 1만원. 뭐 주문할 것 없이 인원만 말하면 수대로 백반이 차려집니다. 간단 편리한 시스템. 파가 올려진 대패삼겹살스러운 고기에 듣던 대로 많은 가짓수의 반찬이 나옵니다. 고등어를 구워 살짝 양념을 뿌렸습니다. 좋아하는 간재미무침. 가장 입에 잘 맞.. 2023. 3. 12.
강진 백련사 동백림 (23. 3. 11) 날이 포근해지니 다시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고 있습니다. 온통 뿌옇게 흐려 있는 주말 오후 잠시 차를 몰아 백련사엘 다녀옵니다. 봄날이 되니 꽃소식이 궁금해지는군요. 산책 삼아 거닐어 보는 백련사 동백림은 곧 절정으로 타오를 듯 합니다. 일주문 지나 해탈문 오르는 계단참에 동백이 피었습니다. 어쩜 저렇게 활짝 핀 채로 툭 떨어질까요. 백련사 부도밭은 점점 붉은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나무에도 땅에도 온통 붉은 동백. 다음주 다다음주 백련사 동백림은 붉은 동백으로 불타오를 듯 합니다. 2023. 3. 11.
강진 아침식사 25시해장국의 백반 8천원 백반입니다. 잘 끓인 진한 국에 생선 한 토막과 김치와 나물류. 가끔 돼지고기가 제육볶음이나 수육으로 올라오기도 합니다. 이날은 부추전이 한 장 존재감을 빛내며 자리잡고 있네요. 요즘 물가에 이만한 가성비와 가심비를 두루 갖춘 식당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라 생각됩니다. 강진버스터미널과도 가까워 접근성도 좋지요. 일을 마치고 허겁지겁 달려온 터라 시원하게 막걸리 한잔부터 들이켰네요. 해가 지면 술이 생각나는 건 이십대 때나 지금이나 변하질 않네요. 보통 작은 조기 두세 마리가 나오는데 이날은 고등어가 한 토막 올라왔네요. 너무 딱딱하지 않게 부드럽게 잘 구워졌습니다. 막걸리를 시켜서 전이 나온 건지 전이 나와서 막걸리를 주문한 건지 헛갈리지만 맛있게 먹으면 모든 것이 해피앤딩. 뭐하나 허투루 내놓는 .. 2023. 3. 11.
영암여행 덕진차밭에서 바라본 월출산 풍경이 아름다우면 그 속에 집을 짓지 말고 그 풍경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곳에다 지으라는 말인지 글인지를 들었는지 읽었는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강진군과 영암군에 걸쳐 우뚝 솟은 월출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아이러니하게도 그 자리에는 사람이 아닌 앉은뱅이 차나무들이 터를 잡고 있었습니다. 영암군 송석정마을 또는 선암마을에서 진입이 가능합니다. 송석정마을 버스정류장 앞에 넓은 공터가 있어 주차가 용이합니다. 아님 차밭 아래 저수지 앞 길가에 주차를 해도 무방하네요. 일부 차밭 전망대까지 차를 몰고 올라가시는 분들도 있는 듯 한데 .. 길이 좁기도 하고 무엇보다 차나무들이 싫어 할 듯 합니다. 저수지를 끼고 덕진차밭으로 올라갑니다. 정식 명칭은 '한국제다 영암제2다원.. 2023. 3. 10.
강진 가우도출렁다리 강진만면짱의 해물짬뽕 강진만에 둥둥 떠 있는 가우도로 넘어가는 다리는 두 개가 있습니다. 대구면 쪽에서 넘어가는 청자다리와 도암면 방면에서 넘어가는 다산다리. 휴일, 백련사 들러 동백의 개화 상태를 확인하고 도암면 해안도로를 드라이브 삼아 달려보던 날 다산다리 앞 한 중식당에 들러 해물짬뽕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다산다리가 있는 망호선착장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해 있네요. 붉은색 외관이 눈에 잘 띕니다. 무엇을 먹어볼까, 고민하다 따뜻한 국물이 좋을까 해서 해물짬뽕으로 부탁드립니다. 커다란 냉면기에 담겨 나온 해물짬뽕은 양이 많아 보입니다. 작은 전복 하나가 중심에 우뚝 자리를 잡았네요. 목이버섯 외에 표고버섯도 보이고요. 전복 외에 새우 하나와 오징어가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얇은 면이라 사이사이 국물이 잘 스며들 듯 합.. 2023. 3. 9.
강진 성전면 양자강의 볶음밥 오후 두 시의 중요한 약속 전에 점심 식사를 중식 볶음밥으로 하기로 합니다. 이런저런 다른 반찬들 없이 간편하면서도 잘 볶은 밥과 함께 다양한 재료들의 맛을 느껴 볼 수 있어 좋아하는 음식이지요. 특히 이곳 성전터미널에 위치한 양자강의 볶음밥은 특별히 입에 잘 맞아 기회가 될 때면 늘 찾아가 먹는답니다. 강진버스터미널에서 광주나 목포행 직행을 타면 약 10분, 농어촌버스로는 약 20분이면 당도하는 성전터미널과 그곳의 양자강. 가격이 저렴한 대신 현금 결재만 가능합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주방장의 지휘에 새롭게 태어난 볶음밥 한 그릇. 기름기 잘 날려 볶아낸 깔끔한 모습이 식욕을 불태웁니다. 볶음밥과 함께 달걀국이 나오면 왠지 득템한 듯한 기분. 밥알도 날아다니지 않고 살짝 찰기도 있어 더욱 풍미가 좋습니.. 2023. 3. 7.
강진여행 병영면 병영성 홍교 강진읍에서 북쪽으로 한 20분 달려가면 병영면이 나옵니다. 전라병영성과 하멜기념관이라는 문화유적지가 있고 오일장 인근에는 별미인 돼지불고기거리가 조성되어 많은 관광객들과 식객들을 불러모으는 곳이지요. 전라병영성을 둘러보고 돼지불고기로 점심식사를 하기 전 가까운 곳에 있는 홍교를 들러봅니다. 홍예다리라고도 불리는 홍교는 양끝은 처지고 가운데는 둥글고 높이 솟아서 무지개처럼 보이는 다리를 뜻합니다. 보성 벌교의 홍교와 순천 선암사의 홍교가 먼저 떠오르는데요, 강진군 병영면에도 홍교 하나가 있습니다. 호젓하게 거닐기 좋은 병영성 홍교. 병영성 홍교 병영성 홍교는 유한계 정승의 금의환향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지개형 다리이다. 경술년(1730년)에 승록대부(조선시대에 둔 종일품 상문무관의 품계)가 된 유한계.. 2023. 3. 6.
강진 청풍식당의 닭개장과 닭칼국수 닭개장, 닭개장, 닭칼국수. 어쩌다보니 일주일에 세 번을 갔네요. 닭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먹어도 먹어도 맛있는 건 어쩔 수 없지요. 마지막 주문이 저녁 7시 50분이니 식사 시간도 여유가 있어 좋습니다. 강진읍 혼자 즐길 수 있는 백반집들은 대부분 7시가 넘으면 영업을 종료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저녁 늦은 시간 혼자 제대로 된 밥 먹기 어렵습니다. ㅎㅎ 닭곰탕, 닭개장, 닭칼국수가 대표메뉴인 청풍식당. 닭한마리칼국수, 누룽지닭한마리칼국수에 김치찌개, 돈가스도 있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닭개장. 8,500원. 다른 식당들 1천원 올릴 때 착한식당 청풍식당은 500원 올렸습니다. 찢은 닭고기와 토란대를 비롯한 여러가지 채소들이 가득 들어 있는 닭개장. 하루 걸러 먹어도 맛있습니다. 다른 날 먹은 닭칼국수.. 2023. 3. 5.
영암군청 앞 만리장성의 만리볶음밥 전라남도 영암군청 앞 중화요리집 만리장성에는 만리볶음밥이라는 특별한 메뉴가 있습니다. 그 자체로도 맛이 좋은 볶음밥에 해물과 채소를 소스로 볶아 함께 곁들이는 만리볶음밥. 볶음밥만 먹을 때보다 풍미가 휠씬 뛰어나 식사로도 좋고 간단한 술 안주로도 제격이네요. 시원한 맥주 한잔 하고 있다가 받은 만리볶음밥. 9천원. 훌륭한 볶음밥이 오징어와 새우 그리고 각종 채소를 곁들인 볶음과 만났습니다. 이런 걸 시너지라고 하나요. 볶음밥만의 고소한 맛을 즐긴 후 덮밥처럼 섞어 퍼먹으면 멈출 수가 없습니다. 정말 양이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운 .. 벽에 그려진 그림이 사장님을 똑 닮았네요. 만리볶음밥 매력적인 음식입니다. 2023. 3. 4.
강진시장 근처 장터국밥의 돼지머리국밥 속이 허한 겨울, 뜨끈한 국밥 한 그릇 생각나는 건 인지상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진읍내에 성업 중인 국밥집들이 꽤 있지요. 각각 자신들의 색깔을 내며 소머리국밥부터 해서 선지국밥까지 다양한 종류의 국밥으로 한겨울 허기진 식객들의 허기는 물론 마음까지도 채워주고 있습니다. 시장통에 있다가 현 위치로 옮긴 지 조금 됐네요. 개인적으로 비슷한 가격대에 조금 더 깔끔하고 푸짐한 국밥이라 생각되는 장터국밥. 이날은 돼지머리국밥으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상당히 터프하게 썰어낸 돼지머리를 입 안 가득 욱여넣어 우물우물 씹는 맛이 좋았네요. 모듬국밥도 있습니다. 돼지 내장 종류가 다양하게 들어가지요. 그날그날 마음이 가는 대로 선택을 합니다. 국밥 한 그릇 먹기에 충분한 반찬과 도우미들. 소머리수육이나 돼지머리고기.. 2023. 2. 28.
강진 백련사 동백림(23.2.25) 살짝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밥을 해 먹고 방구석 묵은 먼지들도 털어내 봅니다. 길을 나서지 않을 수 없는 화창한 주말. 해안도로를 달려볼까, 나선 참에 잠시 백련사 들러 동백의 소식을 묻습니다. 햇살은 따수운데 바람에는 아직 겨울의 시샘이 묻어 있습니다. 만덕산 백련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주문을 지나 동백의 숲으로 들어갑니다. 주말이라 여행객들이 많습니다. 강진 백련사 동백이 궁금할 사람들이 많을 때입니다. 후두둑 지기 전에 꼭 만나야할 인연인 것 처럼 이맘때 쯤 참 그립지요. 해탈문 지나 바로 백련사로 오르지 않고 한적한 샛길로 빠져 동백림 먼저 들러 봅니다. 오늘은 백련사보다 동백이 먼저입니다. 예상대로 백련사 동백은 아직입니다. 가끔 그리운 얼굴처럼 하나 둘 피어 있기는 하지만. 백련사에서 .. 2023.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