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첫 휴일,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전라남도 고흥으로 향했습니다.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곳으로 많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딱 거기까지가 끝이었지요.
궁금해서 여기저기 찾아보니 가보고 싶은 곳들이 쏙쏙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일요일을 손꼽아 기다려 머리 속으로 동선을 그리며 고흥으로 달려갔지요.
첫 여정지는 고흥의 우도였습니다.
제주도에 있는 우도가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고흥 우도는 바닷물이 빠지면 섬까지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곳입니다.
걸어서 또는 자동차를 타고서 우도까지 들어갈 수가 있지요.
물때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바닷물이 빠지고 바닷길이 드러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신선한 경험이었네요.
처음 고흥 여행을 계획할 때는
우도 들렀다가 소록도 거쳐 거금도 쪽으로 돌아볼 생각이었는데요.
고흥 곁에 있는 여수 낭도라는 섬에 괜찮은 막걸리를 내는 주조장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유혹을 털어내지 못하고 방향을 틀었습니다.
우도에서 고흥 과역면을 지나 팔영대교를 건너면 여수 낭도로 이어지지요.
고흥에서 팔영대교를 건너 낭도로 들어가기 전에 만나는 섬이 적금도.
적금도에는 아름다운 팔영대교를 조망할 수 있는 휴게소가 있어 쉬어가기 좋습니다.
아기자기한 섬이 많은 여수, 브랜드 이름으로 섬섬여수라 부르네요.
적금도휴게소에서 잠시 시원하게 안구정화 좀 하고 바로 낭도로 들어가 봅니다.
멀리 나로호전망대가 뿌옇게 보이는 낭도에 도착해
점심 식사를 먼저 해결할 생각에 몹시 들뜨기 시작합니다.
낭도주조장에서 운영하는 100년 도가식당을 골목골목 찾아가 서대회무침에
몹시 궁금했던 낭도젖샘막걸리를 시식.
많이 달지 않고 탄산도 거의 없어 입에 잘 맞았던 낭도젖샘막걸리.
아마도 낭도를 찾는 여행객들 대부분은 이 막걸리 맛을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몇 병씩 사가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서대회무침과 함께 낭도를 대표하는 음식이네요.
낭도 바닷가 도로변 담장에 미술작품들을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낭도갱번미술길' 인데요.
작품들 수준이 꽤 높습니다.
여행객들의 발걸음 속도를 많이 늦추는 역할을 하네요.
마을도 아담하면서 조용하고 평화롭습니다.
말수 적은 점잖은 할머니 같은 섬, 여수 낭도.
섬 둘레길을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좋은 힐링 여행이 되겠습니다.
낭도마을과 낭도항을 지나면 낭도해수욕장이 이어집니다.
단단하고 고운 모래사장이 드넓은 낭도해수욕장.
수심도 얕아 아이들 있는 가족들의 여름 피서지로 안성맞춤이겠습니다.
근처에 샤워장과 화장실 그리고 카페와 매점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고
가까이에 캠핑장도 있어 더욱 매력적이네요.
해수욕장 지나 방파제까지 걸어나가면 나로호전망대가 조금 더 가까이에 서 있습니다.
그렇게 낭도해수욕장과 방파제까지 걸어보고
또 한참을 해수욕장 방풍림 그늘에 앉아 멍때려도 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느긋하게 휴일 오후를 보냈습니다.
다시 돌아가는 길
고흥 과역면을 지나다 삼겹살백반거리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어느 식당을, 하다가 백종원의 3대천왕에도 등장했었던 식당이 눈에 띄어 들어가 보았습니다.
쉽게 접할 수 없기에 더욱 기대가 되는 삼겹살백반이었네요.
석양 속에 잠들어 가는 우도를 다시 찾아 살짝 눈에 담고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봄으로 가는 3월의 첫번째 일요일은 이렇게 보냈네요.
다음 고흥 여행은 아마도 소록도와 거금도 쪽이 되겠지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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