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583 벌교 홍교와 중도방죽 10년 전인가 건너 보았던 벌교 홍교를 다시 눈에 담아봅니다. 100년 이상 된 것들은 그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공간이든 모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00년 이란 시간은 함부로 가늠이 돼지 않는 시간이니까요. 무수한 세월을 버텨온 기존의 것과 무너져버린 공간을 새로이 이어붙인 부분의 명확한 경계가 눈에 들어옵니다. 어쩌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세월과 남아 있는 것들의 생명을 놓지 않고 복원을 이어간 사려 깊음에 안타까움과 고마움의 감정이 교차됩니다. 홍교는 벌교포구를 가로지르는 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세 카느이 무지개형 돌다리다. 원래는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뗏목다리가 있었는데, 조선 영조 5년(서기 1729년)에 순천 선암사의 승려인 초안과 습성 두 선사가 지금의 홍교를 건립했다. .. 2022. 11. 2. 목포 연희네슈퍼와 시화골목 목포 해안로를 걸어 이른 저녁 식사를 한 후 장준환 감독의 영화 촬영지인 연희네슈퍼를 찾아갑니다. 느긋하게 걸을 수 있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영화 속 유해진 님과 김태리 님이 함께 살았던 연희네슈퍼. 오른쪽 장판으로 덮인 평상이 배우 강동원 님이 앉았던 자리라네요. 그 시절의 신문이 비닐에 포장되어 진열되어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텐데요. 연희네슈퍼를 지나면 길은 서산동 시화골목으로 이어집니다. 세 개의 골목이 있고, 잠시 고민하다 세번째 골목으로 발길을 들여봅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진도 조도가 고향인디 애기때 클때는 어쩌케 큰지도 모르고 데고 그케저케 컸어 결혼해서도 부자집으로 갔는께 평생 아순것 없이 살았다께 우리 어른 나한테 싫은 소리 안 하고 자식둘도 괴롭게 한 자식이 업제 시방.. 2022. 11. 1. 목포 선경준치횟집의 준치회무침 목포역 앞 중화루에서 중깐으로 점심 겸 가볍게 식사를 하고 노적봉 거처 해안로까지 산책을 했습니다. 목포근대역사관을 둘러보고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과 국제여객선터미널을 차례로 지나 수산물공판장까지 조용하게 흐르는 오후의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걸어 도착한 한 횟집에서 회무침과 생선구이로 이른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자연산 회.무침 전문점 썩어도 준치 ~. 맛집으로 널리 알려진 목포 선경준치회집. 회무침과 조기구이는 1인분 주문이 가능하고 나머지 메뉴들은 2인 이상 주문 가능하네요. 준치회무침과 조기구이를 각각 1인분 씩 부탁드립니다. 참기름을 두르고 참깨를 올린 이 그릇은 회무침에 밥을 비벼 먹을 용도이겠지요. 먼저 차려진 찬들을 보고 있자니, 뭔가가 생각납니다. 보해 잎새주를 불러다 앞에.. 2022. 10. 31. 강진 부엌여행의 돼조덮밥 늘 먹는 백반과 국밥이 물리던 어느 날, 색다른 식당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던 중 레이더에 걸려든 식당 하나. 자주 가는 강진군도서관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네요. 금방 찾아가 돼조(돼지고기조림)덮밥으로 조용히 식사를 하고 왔습니다. 다시 들러 다른 메뉴들도 맛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식당입니다. 정면 한켠에 돌출 간판 하나만 달랑 있어서 그동안 보지 못했나 봅니다. 조용히 빛나고 있는 식당의 모습. 예쁜 주전자에 차가 담겨 나옵니다. 웰컴티의 개념인 듯합니다. 시원한 녹차였던 것 같은데. 벌써 기분이 좋아지는 아저씨. 첫 방문이라 시그니처 메뉴를 골랐습니다. 카츠덮밥과 카레덮밥도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식당의 건축과 공간에 담긴 의미들을 잘 설명해 놓고 있습니다. 식사뿐만 아니라 눈여겨 볼만.. 2022. 10. 30. 장흥 포항물회의 특물회 강진에서 장흥까지는 버스로 약 20분, 빠르면 15분 안에도 도착을 합니다. 하루는 물회가 먹고싶어 장흥행 버스에 올랐어요. 유명한 장흥의 된장물회가 아닌 포항물회. 맛있는 물회에 잎새주 한 병을 오롯이 비우고 탐진강변을 산책하고 강진으로 돌아왔습니다. 장흥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포항물회. 메뉴판을 감상해봅니다. 해삼 금어기로 전복해삼물호와 해산물물회는 주문이 안 되고 생선초밥은 지워져 있네요. 고민을 하다 특물회 하나를 부탁드려봅니다. 잎새주를 장전하고 낮술로 달려봅니다. 특물회 한 상이 차려집니다. 회와 문어, 전복, 멍게로 구성된 특물회입니다. 소면 한 덩이와 흰밥이 함께 나오네요. 젓가락으로 육수살얼음이 녹을 때까지 잘 저어줍니다. 먹음직스럽게 준비가 되면 잎새주 한잔과 함께 식사 시작. 늦게 .. 2022. 10. 29. 목포 중화루의 중깐 목포에 가면 유달산 노적봉 아래 중화요리집에서 중깐 한 그릇을 먹고 오곤 합니다. 익히 알고 있는 유니짜장과 많이 비슷한 맛과 모양새를 가지고 있는 중깐 한 그릇을 맛있게 비우고 노적봉 지나 해안로까지 산책삼아 걸었던 날이었네요. 중깐의 유래 - 중깐이라는 이름은 중화식당간짜장(중화루 옛이름)이라는 의미다. 중화요리를 먹고 난 후에 후식으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짜장면으로 손님들 기호에 맞게 만든 것이 유래가 되었다. 중깐 하나 부탁드립니다. 목포 중화루의 중깐. 8천원. 길게 채 썰어진 오이가 달걀프라이 위에 얹혀 있습니다. 면은 상당히 얇은 면을 사용하고 있네요. 돼지고기 등 재료들을 잘게 다진 후 볶아낸 것이 유니짜장을 많이 닮아 있습니다. 군침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잘 비벼서 한 입. 얇은 면.. 2022. 10. 26. '제20회 고성사 산사음악회 - 고암모종의 울림' 지난 10월 15일 토요일, 전라남도 강진의 고성사에서는 스무번째 산사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우연히 그 소식을 듣고 가을, 산사에서의 음악회라, 궁금하기도 하고 꽤 멋진 밤이 될 것 같기도 한 기대감에 참석을 해보았습니다. 어스름 해가 지는 저녁에 종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리플릿이 운치가 있습니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면서 음악회가 시작될 오후 5시를 기다려봅니다. 조금씩 가을의 색채로 물들어가는 강진 고성사입니다. 오후 다섯 시가 되자 고성사의 범종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멀리 강진만이 어렴풋이 석양에 물들기 시작하는 때 고성사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그야말로 '고암모종(高庵暮鐘)'이 재현되는 순간입니다.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백련사와 무위사를 비롯해 인근 많은 사.. 2022. 10. 23. 보성군 벌교읍 월곡영화마을의 벽화들 벌교에 나들이 간 날, 태백산맥문학길을 걷다가 월곡영화골로 꺾어드는 길이 있어 따라 들어가 보았습니다. 영화 을 패러디한 그림이 건물 벽면에 가득 그려져 있네요. 멋드러지게 잘 그려놓았습니다. 잠시 골목길을 거닐며 벽화들을 감상해 봅니다. 벌교읍에 위치한 낙후되고 열악한 주거지역이었던 월곡마을의 낡은 담벼락에 영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벽화를 조성하여 마을 주민의 삶 속에 문화디자인을 도입하였다. 관내 초등학생들의 작품을 활용한 '꿈그림벽화'가 담벼락을 함께 채워 나가고 있으며 마을 곳곳에는 쉬어갈 수 있는 나무벤치, 각종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최근에는 전국대학생 벽화대회가 개최되어 더욱 화려한 벽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월곡영화마을 안내문 오래되어 낡고 금가고 기울어진 담벼락에 재미있고 정겹고.. 2022. 10. 21. 강진오일장 광주식당의 팥죽(팥칼국수) 전라남도 강진의 강진오일장은 4, 9일 마다 열립니다. 모처럼 장 구경을 나섰다가 장날에만 문을 여는 식당엘 들러 팥죽을 시켜 먹었습니다. 이쪽 지역에서는 팥칼국수를 팥죽으로 부르고 있네요. 일반적으로 새알이 들어간 팥죽은 동지죽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장날마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광주식당입니다. 만화가 허영만 님도 다녀가셨다지요. 오후 12시 넘어 나왔는데 그리 북적북적하지는 않습니다. 강진시장 종합동으로 들어갑니다. 장날에만 문을 열고 팥죽과 백반 두 가지만 내놓는 광주식당입니다. 백반도 가성비가 매우 훌륭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백반은 2인 이상부터 주문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지역분들이 야장에 앉아 팥죽을 드시고 계십니다. 손님이 몰릴 때면 합석은 기본이고요. 강진오일장 광주식당의 팥.. 2022. 10. 20. 전라남도 강진읍 조은식당&소주방의 7천원 백반 물론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갈 때마다 사장님은 말씀하십니다. '어, 많이 본 분인디?' 또 한참만에 가서 맛있는 백반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반주로 맥주도 한 병 마셨는데, 이제는 반주를 줄이거나 절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몸을 챙겨야할 시점이 된 것 같아요. 강진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밥과 술을 파는 식당 겸 소주방입니다. 사장님 손맛이 매우 좋지요. 식당 앞 파라솔 아래 바지락을 갖다놓고 판매도 하고 계십니다. 오후 1시가 훌쩍 넘은 시간 방문했네요. 식사가 차려지기 전에 시원하게 맥주 한잔 먼저 마셔봅니다. 조은식당&소주방의 7천원 백반 한상입니다. 구수한 우거지된장국이 좋습니다. 심심하신지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시는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편하게 식사를 합니다. 반찬들 간이 세지 않아 부담없이 집어.. 2022. 10. 19. 보성군 벌교읍 할매밥집의 3천원 백반 벌교엘 다녀왔습니다. 버스를 타고 덜컹덜컹. 급할 것 없어 문이 닫혀 있어도 아쉬울 것 없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밥을 먹으러 왔습니다. 벌교역 앞 값싼 백반집. 오후 3시가 되어 가는 시간이라 세 개의 테이블은 모두 비어 있었고, 백반과 맥주 한 병 부탁 드려 천천히 식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그리 넓지 안은 도시, 벌교. 역에서 가까이 할매밥집은 있습니다. 상호명 그대로 할매 한 분이 운영을 하고 계십니다. 테이블은 모두 세 개. 손님이 많이 몰릴 때는 합석은 기본이 될 듯합니다. 백반 가격과 맥주 가격이 같습니다. 막걸리는 2천원이네요. 식재료는 모두 국내산을 쓰십니다. 맥주 한 병 값의 백반이 나왔습니다. 육류나 생선 등 묵직한 반찬은 없지만 뜨내기에게는 고마운 밥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을이라고는.. 2022. 10. 18. photo_log. 짝사랑 그녀도 별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깜깜한 밤하늘에 반짝잔짝 빛나는 별이 되어 누군가의 눈동자에 눈물자국처럼 박혀 있고 싶었다. 지금도 그녀는 한가할 때면 노래를 따라 부른다. 2022. 10. 17.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4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