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583

강진 병영면 전라병영성 성곽길 화창한 겨울 아침 지인과 함께 강진군 병영면으로 달려갔습니다. 돼지연탄불고기로 점심 식사를 하기 전 병영성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합니다. 주변 풍광을 감상하며 성곽길을 걸어보는 경험은 왠지 특별합니다. 사적 제397호. '설성(雪城)' 또는 '세류성(細柳城)'이라고도 불렸던 강진 전라병영성. 이 성에서는 네덜란드인 하멜 일행이 억류되어 생활하기도 해서인 성 맞은편에 하멜기념관을 세워놓기도 했네요. 역사의 한 지점이다보니 나무들도 연륜이 있어 보입니다. 촘촘하게 쌓아올린 전라병영성. 한창 복원 중인 성내는 어수선합니다. 대문격인 진남문은 이층으로 누각을 올렸습니다. 동서남북 각 문마다 옹성을 두어 방어를 용이하게 하였네요. 탁 트이는 시야가 광활합니다. 멀리 월출산도 시원하게 조망되고 있습니다. 한 바퀴를.. 2023. 1. 12.
문학. 기형도 詩 <밤눈> : 아무도 너의 영혼에 옷을 입히지 않던 사납고 고요한 밤 네 속을 열면 몇 번이나 얼었다 녹으면서 바람이 불 때마다 또 다른 몸짓으로 자리를 바꾸던 은실들이 엉켜 울고 있어. 땅에는 얼음 속에서 썩은 가지들이 실눈을 뜨고 엎드려 있었어. 아무에게도 줄 수 없는 빛을 한 점씩 하늘 낮게 박으면서 너는 무슨 색깔로 또 다른 사랑을 꿈꾸었을까. 아무도 너의 영혼에 옷일 입히지 않던 사납고 고요한 밤, 얼어붙은 대지에는 무엇이 남아 너의 춤을 자꾸만 허공으로 띄우고 있었을까. 하늘에는 온통 네가 지난 자리마다 바람이 불고 있다. 아아, 사시나무 그림자 가득찬 세상, 그 끝에 첫발을 디디고 죽음도 다가서지 못하는 온도로 또 다른 하늘을 너는 돌고 있어. 네 속을 열면. -기형도, '밤눈' (「입 속의 검은 잎」, 문학과지성사, 1989) 2023. 1. 12.
부천 심곡동 향원의 짬뽕과 굴짬뽕 (feat.유니짜장) 정월 초하루. 느긋하게 오후 시간을 보내다 아내와 함께 외출을 합니다. 부천역 앞 공룡 같은 중고서점에 들러 아내는 책 한 권을 고르고 나도 잠시 서서 책의 몇 페이지를 훑어봅니다. 지하의 중고서점을 올라와 부천역 역사 2층 마트에서 간단히 장을 보고 귀가하는 길, 아내가 짬뽕 이약를 꺼냅니다. 예전 지금은 사라진 중식당 '태원' 에서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부천대 쪽에 자리잡고 있는 향원을 향했습니다. 부천대 바로 앞. 부천역에서도 가깝지요. 부천자유시장과도 인접해 있는 향원. 짬뽕을 좋아하는 아내는 짬뽕. 내 몫은 굴짬뽕. 입가심으로 유니짜장도 하나 부탁드립니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해 내는 짬뽕. 국물 한 술 떠먹어보는데 풍미가 좋습니다. 다행히 아내님 입에도 잘 맞나봅니다. 유니짜장이 이어 나옵니다. .. 2023. 1. 11.
해남 해남읍 금성스낵의 팥죽 동짓날이 다가오던 어느 날 해남에 다녀왔습니다. 버스터미널에서 군청 쪽으로 걸어 이쯤인가 싶을때 아주머니 셋이 후다닥 길가로 나오는데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네요. 더운 팥죽(팥칼국수) 한 그릇씩 먹고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이어 들어가 자리를 잡고 팥죽을 청해 맛있게 퍼먹었습다. 그리고는 오일장을 구경하러 나섰지요.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 읍내길 25. 스넥(스낵)이라는 단어를 오랜만에 중얼거려 봅니다. 김밥과 국수 종류가 대부분이고 특이하게 순두부가 끼어 있습니다. 해남 금성스넥의 팥죽(팥칼국수). 7천원. 팥죽 색깔이 다른 곳들보다 더 짙습니다. 검은색에 가까울 정도네요. 남도는 콩국수든 팥죽이든 무조건 설탕입니다. 소금을 담은 통은 보이지도 않아요. 그릇 가득 담아내 양이 많습니다. 언제부턴가 팥.. 2023. 1. 10.
서울 광장시장 강원도원조손칼국수의 손칼국수 시장 구경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특히나 서울 광장시장은 언제 가도 북적이는 인파와 수많은 먹거리들이 어울어지는 풍경에 흥미 만점인 곳이지요. 동대문에서 한영도성순성길을 걸어 혜화동까지 갔다가 다시 창경궁 돌담길을 걸어 광장시장까지 걸었던 날. 뜨거운 김 풀풀 날리는 칼국수 한 그릇 먹고 귀갓길에 올랐습니다. 오랜만이네요. 광장시장을 향해 걷는 내내 머릿속은 온통 먹는 생각뿐입니다. 무엇으로 대미를 장식할까 고민하다 간단하게 칼국수 한 그릇 먹고 가기로 합니다. 혜화동에서 넘어올 때 생선튀김에 막걸리를 걸친 뒤라 가볍게 시장의 분위기를 즐겨볼 셈입니다. 손칼국수 하나 부탁드립니다. 소박해 보이는 칼국수 한 그릇이 모락모락 김을 날리며 앞에 놓입니다. 두 종류의 김치가 시원하게 잘 바쳐주고 있고요. 한 겨울.. 2023. 1. 9.
서울 한양도성 순성길 낙산구간 (흥인지문~혜화문)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5번 출구로 나와 흥인지문 앞에 섭니다. 웅장한 자태로 수도 서울을 떠받치고 있는 모습에 괜스레 가슴이 벅차옵니다. 복잡하고 분주해 보이는 평일의 오후, 서울의 한켠에서 조용히 산책을 시작해 봅니다. 흥인지문을 한 바퀴 돌아 횡단보도를 건너 흥인지문공원으로 들어오면 바로 서울 한양도성 순성길 낙산구간이 이어집니다. 동대문 흥인지문에서부터 혜화동 혜화문까지 전체 한양도성 순성길 낙산구간의 절반 정도를 걸어볼 예정입니다. 한파가 많이 누그러져 두터운 패딩이 살짝 거추장스럽기도 합니다. 성곽 밖으로는 서울의 전경이 펼쳐지고 걷는 왼편으로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작은 숍들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잠시 돌아서서 바라보는 남산. 곧 낙산공원에 도착을 합니다. 혜화동 이화벽화마을과도 이어지는 공.. 2023. 1. 8.
해남버스터미널 앞 금성반점의 볶음밥 땅끝 마을 해남에 놀러간 날. 터미널 근처 중식집에서 맛있는 볶음밥으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 중식만큼 매력적인 것이 또 없지요. 해남종합버스터미널에서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면 금성반점입니다. 한차례 점심 손님이 빠져나간 후 입장. 볶음밥 8천원. 처음 방문하는 중식당에서는 대체로 볶음밥을 주문합니다. 볶음밥은 물론 짜장소스와 짬뽕국물까지 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대략적인 짜장면과 짬뽕의 퀄리티를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진한 짬뽕 국물이 좋습니다. 고슬고슬 잘 볶아낸 볶음밥. 전체적으로 재료들의 조화가 좋네요.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잘 먹고 길을 이어갑니다. 2023. 1. 7.
서울 혜화동 혜화칼국수의 생선튀김 서울 한양도성 순성길을 걷고 혜화문을 지나 창경궁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이었습니다. 앞으로 혜화로터리가 있고 우연히 돌아본 오른편 오르막 골목길에 낯익은 건물과 간판이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어, 거기네. 궁금해서 한번 방문해보고 싶었던 칼국수집. 가던 길을 접고 바삭하고 폭신한 생선튀김에 막걸리 한잔했습니다. 기분 좋은 우연이었네요. 오후 3시부터 4시까지는 쉬는 시간입니다. 다행히 도착한 시간은 4시 3분 전. 외관 사진 찍고 잠시 후 입장했습니다. 국시와 함께 매력적인 안주거리들이 많네요. 고민 좀 하다 생선튀김 小와 막걸리를 부탁드립니다. 문어는 지금 안 들어온다네요. 혜화칼국수의 생선튀김 한 상. 하얗고 폭신한 대구살을 막 튀겨냈습니다. 한 입 깨어무니 고소한 튀김옷과 담백한 생선살이 조화롭네요... 2023. 1. 6.
해남종합버스터미널 터미널스낵의 토스트는? 해남 대흥사(대둔사) 가는 길. 해남종합버스터미널에서 오후 2시 군내버스를 기다림. 버스를 기다리며 무엇 좀 먹어볼까. 버스터미널 내 터미널스낵이 있다. 무엇을 먹어볼까나 .. 동네 작은 분식집 분위기. 직접 만들어 포장해 놓은 토스트. 2천원. 모양처럼 맛도 평범하다. 기다림은 왜 출출한가. 2023. 1. 5.
나주 곰탕거리 나주목 객사 금성관 식당들마다 문을 열어놓으면 온통 곰탕 냄새로 가득할 것 같은 나주곰탕 거리. 한 그릇 배부르게 먹고 바로 앞 나주목 객사였던 금성관을 둘러봄. 몇 번 곰탕 먹으러 왔으나 슥, 눈으로만 훑고 지나쳤던 곳. 나주목 객사 금성관 외삼문. 망화루(望華樓) 외삼문인 망화루를 들어서면 왼편으로 줄지어선 비석들. 나주목 객사 금성관 중삼문. 나주목 객사 금성관. 금성관은 나주목의 객사 정청이다. 객사는 관찰사가 관할 구역을 순행할 때 업무를 보는 곳이며, 중앙의 사신이 묵던 곳이다. 특히 정청에는 전패와 궐패를 모셔두고 망궐례를 행하던 공간이었다. 즉 사신을 접대하고, 왕정의 위덕을 펴서, 관부의 위엄을 세우는 곳이었다. 나주목 객사 금성관은 이유인 목사가 망화루와 함께 건립하였다. 이후 임진왜란 때 피해를 입고 김.. 2023. 1. 4.
인천 부안기사식당의 한식뷔페 길을 가다가 문득 찾아 들어간 기사식당은 뷔페식이었다. 스테인리스 식판에 밥과 반찬을 골라 담아 이것저것 맛을 보는 한식 뷔페. 택시 기사들, 주변 공사장 인부들, 동네 단골들 편하게 앉아 각자의 식사를 즐기고 있다. 분위기 정겹네. 북성포구 들어가는 길 모퉁이에 위치한 부안기사식당. 인천역도 가깝고 차이나타운, 자유공원, 신포국제시장도 인근이다. 오후 네 시가 조금 넘은 어정쩡한 시간. 늦은 아침을 먹고 점심을 걸렀더니 허기가 지네. 언제나 뷔페는 즐겁지. 뷔페식 백반. 성인 8천원. 소인 4천원. 막걸리 소성주 3천원. 밥 반찬 그리고 술 안주들. 가자미도 한 마리 조려 나오고 북엇국의 무는 오래 삶아 뭉근하다. 천천히 즐겨보는 식사. 마무리는 국수. 2023. 1. 3.
부천 소문난선지해장국의 냉동삼겹살 가끔씩 생각나는 냉동삼겹살 그리고 선지해장국. 둘을 한 상 위에 놓고 먹을 수 있는 곳이 부천 신흥시장 인근 삼정동에 있다. 오래간만에 아내님과 따님과 함께 다녀왔네. 간판을 보면 선지해장국이 중심에 서 있을 것이 확실한데, 막상 들어가 보면 다들 솥뚜겅 위에 냉삼을 굽고 있다. 선지해장국은? 테이블 다섯 개 정도의 작은 식당. 핀란드 산 냉동삼겹살 1인분 8천원. 배추김치, 총각김치, 파김치 김치 3종과 함께 소주 한잔 넘기고 있으면 테이블 한가운데 선지해장국이 놓인다. 냉삼을 먹으면 제대로된 선지해장국 한 뚝배기가 따라나오는 은혜로운 시스템. 전에도 한번 내주신 적이 있는 선지해장국 국물에 말아낸 국수. 드나들던 초창기에는 없었는데 .. 이제 기본으로 나오는 건지 아님 서비스인지 모르겠네. 좀 지저분.. 2023.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