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생맥주에 피데기 씹어먹다 만난 느닷없는 정찬성

by 강진호프 2023. 9. 12.
728x90
반응형

노가리 등
마른 안주를 힘껏 씹어대며
시원한 생맥주 한잔 마시고 싶어
운동(걷기)하러 나가는 아내를 꼬였다
다행히 순순히 응하는 그녀



아내가 운동을 마칠 즈음 나가 접선
집앞 먹자골목을 잠시 돌아보다
마른안주를 주로하는 맥줏집에 착석
건배 ~!




힙지로 을지로 노가리골목의 추억처럼
간단명료하게 노가리 한 마리 찢어놓고
생맥주를 탐하고자했던 계획은 삐끗
간단명료한 노가리는 없고 꼬챙이에 꿰인 것들을
1만7천원을 주고 먹기에는 아직 나의 인성이
곱지 않다
이 가격이면 피데기를 먹자
아내도 좋아하는 반건조오징어
땅콩 한 줌 놓였으면 더욱 보기 좋았겠다
어쨌거나 오랜만에 마주앉은 심야의 데이트
씩씩한 청년들 틈에 끼어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노가리 아닌 피데기를
씹어대고 있는데 무언가 술렁술렁
실내의 공기가 숨가쁘게 흐르고 있음을 감지
청년들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드니
TV에서 정찬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The Cranberries의 ‘Zombie’를 떼창하는 관중들
손에 든 맥줏잔보다 차가운 소름이 돋았다





그렇게 우연히 느닷없이
차가운 생맥주에 피데기를 씹으며
아내와 함께 코리안 좀비 정찬성의
은퇴 경기를 보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그는 패했고
링 위에 포개어 놓은 자신의 글러브에
인사를 하는 것으로 마지막 링을 내려왔다
붉게 부어오르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저 마셔버리는 미지근한 맥주는
쓴맛이 강했다
시원한 생맥주를 한 잔 더 청해 마시고
마지막 피데기까지 아내와 나눠먹고 가게를 나섰다
많이 아플 정찬성 선수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