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에는 소박하게 자리잡은 개심사가 있습니다
천주교 성지로 알려진 해미읍성이 또 널찍하게 놓여있고요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서산마애삼존불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애삼존불 지나 용현자연휴양림 가는 길목에 덩그라니
폐사지 하나 떨궈놓았습니다
사적 제316호. 절에 대한 역사는 전하지 않으며 현재 넓은 절터만이 있다. 북위 양식을 띤 6세기 중엽경의 금동불입상과 8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금동불입상이 출토되었다. 현재 절터에는 5층석탑(보물 제104호), 당간지주(보물 제103호), 석조(보물 제102호), 법인국사보승탑(보물 제105호), 법인국사보승탑비(보물 제106호)가 남아 있다.
- 출처. 위키백과
12월 23일 잠깐 시간이 나 훌쩍 다녀온 서산 보원사지
당간지주 앞에서 5층석탑과 법인국사보승탑과 비까지 조망을 해봅니다
저 산 너머에는 개심사라고 소박하고 아담한 절집이 하나 있지요
5층석탑 쪽으로 다가가 봅니다
땅이 얼었다 녹았는지 질척합니다
5층석탑을 감상해봅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기에 석탑의 모양과 새겨진 조각들 정도를 눈여겨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그 석탑의 결을 느껴보려 애를 쓰고는 합니다
석탑을 에둘러싼 주위 풍광들과의 어울림도 좋은 감상의 포인트가 되어줍니다
역시 석탑은 폐사지 여행의 중심축이 되어줍니다
넓은 터에 덩그러니 선 석탑의 모습에 이런저런 심정들이 투영되는 듯합니다
처음 석탑을 저리 세우고 무수한 세월이 흘렀을 보원사지
무언가 세워져 있었을 자리들이 휑한 바람에 둘러쳐져 있습니다
마치 이 오래된 폐허를 지키고 선 마지막 승려처럼 석탑은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그 세월 그대로 아직 가칠한 머리에 이고 있습니다
절집을 세우는 역할을 하였을 법인국사를 기리는 보승탑(우)과 보승탑비(좌)를 둘러봅니다
을씨년스러운 겨울 폐사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간간히 폐사지를 찾는 이들이 석탑 앞으로 모입니다
어렸을 때 교수님 따라 폐사지 가면 참 쓸데없다, 생각했었는데 말입니다
30년 전 별 감흥없이 찾았던 경주 감은사지, 익산 미륵사지가 몹시 그립습니다
빽빽하게 들어찬 도시에서 정신없이 욕하며 살다보면 이렇게
텅 빈 터가 그리워집니다
두고 떠나는 연인을 마지막으로 슬쩍 돌아보듯 석탑에 안녕을 고합니다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지는 폐사지 답사입니다
모두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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