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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여행맛집

어느 가을날의 목포행

by 강진호프 2022.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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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긴 그림자를 늘어뜨리며 목포시내를 걸었습니다. 가을 햇살이 아직 따갑기는 했지만 고적한 목포의 길들을 걸으며 이런저런 사색에 잠겨 보았습니다. 그날의 시간들을 다시 한 번 짚으며 기억과 감상들을 떠올려 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목포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해 목포역까지 시내버스를 이용할 생각이었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택시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가끔 뉴스에도 올려지곤 하던데 빠른 시일 내에 문제들이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목포역 앞에서 택시를 내려 찾아간 중화루. 중깐이라는 이름의 메뉴가 유명한 중식당입니다. 갖은 재료들을 잘게 다져 사용한 유니짜장면과 많이 닮아 있지요. 양념과 잘 어울리도록 얇은 면을 사용하는 것도 특이합니다. 

 

 

 

 

중깐 한 그릇 잘 먹고 언덕길을 오릅니다. 유달산과 노적봉으로 이어지는 길. 노적봉을 잠시 둘러보고 해안도로 쪽으로 내려가 볼 생각입니다. 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정감어리네요.

 

 

 

 

유달산 자락에 불끈 솟은 노적봉입니다.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가 전해 오는 곳이지요. 

 

 

 

 

노적봉 뒤쪽으로 돌아들어가면 일제강점기 쇠말뚝(혈침) 현장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조선 민족의 정기를 끊어버리려는 불순한 의도에 의해 바위에 구멍을 뚫어 말뚝을 박았던 일제의 야만스러운 만행의 현장입니다.

 

 

 

 

노적봉에서 미술관 방면으로 내려오면 목포근대역사관에 다다릅니다. 

 

 

 

 

역시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네요. 일제가 조선인을 동원해 파놓은 방공호가 잘 정비되어 여행객들을 맞이합니다.

 

 

 

 

해안로로 내려왔습니다. 역시 목포는 항구지요.

 

 

 

 

점점 깊어지고 있는 가을입니다. 색감은 봄보다 가을이 더욱 감성적으로 다가섭니다. 당연한 걸까요.

 

 

 

 

역시 목포는 항구이고, 또 갈치이지요.

 

 

 

 

맛집으로 많이 알려진 한 횟집에서 회무침과 조기구이 한 상으로 잎새주 한잔 적셔봅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없지는 않았던 기억입니다. 가성비와 상차림의 구성은 나무랄 데 없었으나 메인 회무침의 양념이 다소 성의가 없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짙었던. 

 

 

 

 

오는 길에 봐두었던 유해진과 김태리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1987'의 촬영지인 연희네슈퍼를 찾아가봅니다.

 

 

 

 

슈퍼 앞 나무의자에 앉아 하드 하나 빨아먹고 올 걸 하는 아쉬움이 지금 남네요. 다음에는 좀더 여유있게 목포를 즐겨보아야 겠습니다.

 

 

 

 

연희네슈퍼 앞길을 따라 가면 서산동 시화마을로 이어집니다. 바닷가 마을이라 그런지 남성보다는 나이 지긋하신 여성분들이 많이 거주하고 계십니다. 내걸린 사연들을 읽어보면 아버지, 남편, 오라비를 바다에 묻은 아픔을 안고 사시는 분들이 많은 듯했습니다.

 

 

 

 

내려다 보는 시화골목과 목포 앞바다.

 

 

 

 

북항 쪽으로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큼직한 집어등을 달고 있는 갈치 잡이 어선들. 비릿한 항구를 에둘러 삼학도까지 가봅니다.

 

 

 

 

이미 해는 모습을 감추고 얼마 안 남은 석양으로 마음 비추며 걷는 길. 다소 지쳐가지만 그래도 즐겁습니다.

 

 

 

 

삼학도의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지나 내친김에 목포종합버스터미널까지 걷기로 합니다. 4.9km. 짧지 않지만 낯선 풍경들을 스치며 가는 느린 속도감을 좋아합니다. 

 

 

 

 

공장 굴뚝에서는 스파이더맨이 열일을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무심하고 삭막해 보이는 굴뚝이 생기를 찾고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인생은 한 끗의 생각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듯합니다. 문득 나의 삶 어느 부분에 스파이더맨을 그려놓을까 생각을 해보며 마무리를 향해 가는 목포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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