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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여름 모기는 가고, 가을 모기가 대세

by 강진호프 2022.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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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는 여름보다 가을에 더 피가 고프다


명작 속 의학
29. 美 전염병 학술지 표지 속 모기

가을에 물리면 더 가려운 이유
산란기라 여름보다 많이 흡혈
말라리아 등 각종 전염병 주범
모기가 싫어하는 밝은 옷 추천


조선일보 2022년 9월 29일
조선일보 2022년 9월 29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신종 전염병이라는 학술지를 2001년부터 발행하면서 표지에 의학 일러스트를 올린다. 대게 전문 작가 작품이다. 그림으로 전염병의 특징이나 고통, 위험을 알리고자 함이다 예술과 의학의 우아한 만남이다.

신종 전염병 학술지는 2017년 8월호 표지에 모기 일러스트<사진>를 올렸다. 밤사이 피를 수집하다가 새벽녘에 집으로 향하는 피곤하고 지친 노인으로 모기를 묘사했다. 모기의 빨간 모자와 다리, 물통 속 빨간 피가 절묘하게 어울린다. 피를 빨아대느라 생긴 피 얼룩이 코에 묻어 있다. 간밤의 노고가 배어난다. 일러스트는 모기가 옮기는 각종 전염병(말라리아, 뎅기열, 지카, 일본뇌염 등)으로 인한 고난을 연상시킨다.

요즘 가을 기온이 27도를 넘나들면서 모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린다. 섭씨 24~27도가 목가 활동하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인데, 지구온난화로 여름 모기는 가고, 가을 모기가 대세가 됐다. 이제 모기 일러스트도 9월호에 나와야 하지 싶다.

가을 모기에 물리면 더 가려운데, 가을이 산란기여서 더 많은 피를 빨아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암컷 모기는 난자를 성숙시키기 위해 필요한 동물성 단백질을 사람 피를 빨아 섭취한다. 가려움은 모기가 피를 빨면서 피가 굳지 않도록 분비하는 히루딘이라는 성분 때문에 생기는데, 가을 모기는 흡혈을 오래 하다 보니 그만큼 물린 부위가 더 가렵고 크게 부을 수 있다.

모기는 땀에서 나는 젖산 냄새를 좋아하니, 잘 씻고 자야 덜 물린다. 체온이 높고 체취가 강한 사람이 잘 물린다. 모기는 초록, 노랑, 하양을 꺼리니 밝은 색 옷을 입으면 피할 수 있다. 전 세계서 모기에 물려 생긴 병으로 매년 72만명이 죽음을 맞는다. 평생 나를 따라 다니는 모기가 때론 짠하지만, 피 같은 피를 뺏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조선일보 2022년 9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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