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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gs in life

7화. 운동화

by 강진호프 2022.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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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운동화 다 무너졌네

왜 이렇게 빨리 무너졌어

 

지난 5월 어버이날 즈음 아들은 같은 브랜드의 운동화를 아내와 나에게 선물했다. 가볍고 착용감도 좋아 여느 신발들보다 자주 신게 되었다. 운동화를 신고 여기저기 얼마나 싸돌아다녔는지, 다섯 달이 지난 지금 운동화는 전체적인 틀이 망가져 있다. 발을 잡아주고 지탱해 주는 힘도 없어 보인다. 언제부터인가 나의 행로들이 버거웠나보다. 새 운동화를 구입하든가 이전에 신던 하이킹화를 다시 꺼내 신어야 하는데 좀처럼 결단이 서지 않았다. 오늘 조금 더 헐렁해진 운동화를 벗어 놓는다. 여보, 이 운동화는 무너진 게 아니야. 꽤 먼 곳까지 다녀왔을 뿐인걸.

 


 

「놈들은 중요한 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 생각하고 있는 척할 뿐이지 ······ 어째서 그럴 거라고 생각하나?」

「글쎄 ······?」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 물론 부자가 되기 위해서 약간의 머리는 필요해. 하지만 계속 부자로 남기 위해선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아. 인공위성에 가솔린이 필요 없는 것과 마찬가지지. 그냥 빙빙 같은 곳을 돌기만 하면 되는 거야. 하지만 난 그렇지가 않아. 너 또한 마찬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서 계속 생각하지 않으면 안 돼. 내일 날씨에서부터 욕조의 마개 사이즈까지 말이야. 그렇지?」

-무라카미 하루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서계인 옮김, 청하,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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