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 용궁면
순대국밥과 오징어, 돼지석쇠구이로 유명한 단골식당 맞은편에
냉우동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교동식당이 있습니다
상주와 문경, 예천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상경 하기 전 마지막 식사로 냉우동을 선택했습니다
익숙한 우동이 차갑게 나오면 어떤 맛일까, 상당히 궁금하네요
단출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교동식당
고추를 다듬고 있던 사장님께 냉우동 한 그릇 부탁드립니다
바쁜 시간이 지난 터라 그런지 홀로 주방과 홀을 책임지십니다
요즘 시절에 가격 참 착합니다
조금 더 올려도 괜찮을 듯한데 말입니다
비위생적이라는 후기를 본 기억이 있는데
이날은 식당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위생적이었습니다
주방으로 나 있는 문과 창을 통해
음식을 준비하시는 사장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얼마의 세월을 저렇게 오가며 음식을 만들어 냈을까요
잠시 후 작품을 하나 들고 사장님이 다가오십니다
테이블 위에 살포시 놓아주시는 그릇에
냉우동 한 그릇이 단아한 모습으로 들었습니다
채썬 오이와 돼지고기, 달걀말이처럼 말아낸 지단과 정구지까지
다소곳하게 올려져 있는 모습에
정성이 가득하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얇은 면을 풀어보면 또 그 양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다시 한 번 올려다보는 메뉴판에 적힌 가격은 6천원
감사히 먹어야겠구나, 생각합니다
익숙한 우동의 국물과는 많이 다른
간장 베이스의 국물은 슴슴하여 자극적인 맛이 없습니다
이게 뭐야, 맹탕이네 하는 반응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입에 넣자마자 확 와닿는 국물이 아닙니다
천천히 음미하고 집중해보면 비로소 그 풍미가 풍겨오는 국물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맛을 즐기다가 중간 즈음
함께 내주신 빨간 양념을 풀어봅니다
당연히 국물이 색을 내면서 가벼운 칼칼함이 식욕을 더욱 당깁니다
많은 양의 면이었음에도 단숨에 비워버리게 되네요
덕분에 귀한 음식 잘 먹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예천 용궁면에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네요
작은 간이역인 용궁역 구경도 해보고
천천히 둘러보는 동네 한 바퀴도 쏠쏠한 재미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단골식당에서 오징어석쇠구이 한 접시 먹고 싶은데 참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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